다가올 2025년은 대내적으로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에 대한 대응, 이 중에서도 정년 연장·계속 고용, 외국인 노동력 활용 문제 등에 직면 해 있다. 대외적으로는 중장기적인 기후 위기 대응 차원에서의 환경보호 조치, 공급망 실사 강화에 따른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보호무역주의 경향 강화와 국가별 제조업 일자리 중시 등의 흐름에 대응 해야 할 때다. 아울러 기업 수준에서는 신규 채용과 정년 문제, 임금체계 개편과 다양한 노사 교섭 요구 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더욱이 2025년 의 정치적·경제적 조건은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어 전망이 더욱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 금융 산업, 공공부문 및 플랫폼 부문의 주요 노사관계 현 안을 살펴보고 2025년을 전망하고자 한다. 

2024년 노동자, 서민들은 치솟는 물가와 고금리, 경기침체의 장기화 속에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이 어갔다. 현 정부의 부자 감세, 대기업 중심의 경제 정책은 내수 회복과 소비 활성화를 가로막는 요인 으로 작용했다. ‘민생 안정과 경기회복세 확산’이란 2024년 경제운용 방향은 구호에만 그쳤다. 반면 윤 석열 정권은 채 해병 사건, 영부인의 명품백 수수, 공천 개입 의혹, 의정 갈등과 의료 대란 등 연이은 불법행위와 정책 실패에도 진정성 있는 사과나 문 제 해결의 의지조차 보여주지 않았다. 4·15 22대 총선이 정권 심판 열기 속에 진행됐고, 야당의 압도 적 승리로 마무리됐다.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정 부·여당은 어떠한 국정 기조의 변화도 보이지 않았 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 한 사회·경제정책은 노동 개혁이었다. 출범한 첫해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자신감을 얻 은 정부는 집권 2년 차인 2023년 노동 개혁을 강 도 높게 추진했다. 화물연대에 이어 건설노조에 대 한 집중 공격을 통해 위기에 빠진 부동산 시장과 건설 경기를 되살리는 데 주력했으며 회계 투명성 을 명분으로 노조 회계 장부 열람을 강행하고 회계 공시를 제도화했다. 미래 노동시장 연구회를 앞세 워 추진한 노동정책은 첫 출발부터 시대착오적인 주69시간제로 논란이 돼, 상생 임금위원회, 노사관 계 관행 개선 등 연속적인 반노동정책은 시작도 못 하고 좌절됐다.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은 노동시 장 양극화 해소가 아니라 자본의 요구에 따른 노동 시장 유연화와 양극화에 저항하는 노동운동 탄압 의 다른 표현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2024년은 윤석 열 정부가 총선승리 카드로 전격적으로 추진한 의 료 개혁, 의대 정원 확대 정책으로 모든 사회·경제 정책이 실종됐으며 노동정책 또한 총선 패배와 함 께 동력을 상실했다. 

2024년 노사관계는 순탄치 못했다. 정부의 노동 개혁은 노사 법치주의 강화를 통한 산업현장의 준 법 질서를 강화하는 정책 외에 법제도 개선은 이루 어지지 못했다. 2024년 4월 총선 이후에는 노동조 합법 2·3조 개정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산업 현장의 노사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평 가된다. 노사정 대화는 재개됐으나 12월 비상계엄 선언·해제 이후 다시 중단됐다. 국회 중심의 사회 적 대화 역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2024년을 마무리했다. 

2024년 12월 14일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심판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대통령의 직무는 정지됐고, 국정 운영은 권한대행 체제로 가동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계에서는 최우선 사회 대개혁 의제로 노동조합법 개정(소위‘노란봉투법’)을 제시하고 있고, 대법원은 2024년 12월 19일 통상임금의 개념 징표에서 ‘고정성’을 삭제해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한 전원합의체 판결을 선고했다. 이처럼 2025년에는 비상 국정 운영 상황에서 정리되지 못한 수많은 노사관계 이슈를 남겨두고 있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